미국의 거시경제 지표가 악화되고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가상자산 시장의 전문 트레이더들은 비트코인(BTC) 상승에 거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생상품 시장에서 매수(롱) 포지션 비중이 늘어나며 7만 6,000달러 선이 강력한 지지선으로 구축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단기적인 8만 2,000달러 돌파 여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레이더들 매수세 강화, 7만 6,000달러 지지선 다지기
가상자산 전문 미디어 코인텔레그래프의 데이터에 따르면, 바이낸스와 OKX 등 주요 글로벌 거래소의 상위 트레이더들의 비트코인 '롱-숏(매수-매도) 비율'이 최근 2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바이낸스에서는 사흘 연속 매수 포지션이 매도 포지션을 약 8% 상회했으며, OKX의 트레이더들 역시 수요일과 목요일 사이에 매도 포지션을 크게 축소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비트코인이 7만 6,000달러 선에서 바닥을 다졌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신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 과정에서 한때 7만 8,000달러 선을 위협하기도 했으나, 거시경제 악재로 인해 상승 모멘텀을 고스란히 이어가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 트레이더들이 하방 위험보다 상방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시장의 기초 체력은 강화되는 추세다.
월마트 쇼크와 유가 고공행진, 미 금리 인상 공포 재점화
비트코인의 강한 상승세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미국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다. 미국 소매 유통의 지표로 꼽히는 월마트(Walmart)는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저소득층의 재정적 어려움을 경고하며 2027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 여파로 월마트의 주가는 7% 급락했으며, 이는 미국 내 소비 둔화와 경기 침체 우려를 자극했다.
더욱이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호르무즈 해협의 부분 폐쇄 여파로 브렌트유 가격이 한 달 넘게 배럴당 95달러 이상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더욱 긴축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올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확률은 한 달 전 0%에서 최근 37%까지 급등하며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기관 수요 둔화와 ETF 자금 유출 지속
미국 기관투자자들의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현재의 신중한 시장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비트코인 가격은 테더(USDT) 기준으로 거래되는 타 글로벌 거래소에 비해 약 0.10% 낮은 가격(마이너스 프리미엄)에 거래됐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의 약세는 대형 기관들의 매수세가 강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지난 5월 12일 이후 총 20억 7,000만 달러(약 2조 8,000억 원)에 달하는 순유출이 발생했다. 거시경제적 압박이 가중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자,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줄이며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선물 시장 안정화…8만 2,000달러 안착은 시기상조 우려도
다만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시장의 펀딩비(Funding Rate)는 중립적인 수준을 유지하며 시장의 급격한 붕괴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현재 연율 7% 수준인 펀딩비는 강력한 불장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숏 포지션 보유자들이 포지션 유지를 위해 과도한 비용(13%)을 지불해야 했던 지난 5월 중순의 약세 흐름에 비하면 시장이 균형을 되찾았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라는 암초가 여전해, 비트코인이 단기간 내에 8만 2,000달러까지 거침없이 상승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공매도 포지션의 감소와 선물 시장의 안정세는 비트코인이 7만 6,000달러라는 견고한 지지 기반 위에서 다음 상승 사이클을 준비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 본 글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합니다. 모든 투자에 대한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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