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희토류 공급원으로 브라질을 주목하면서, 브라질 광산 개발에 미국과 캐나다 자본이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브라질이 미국의 '탈(脫)중국' 전략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높은 생산 단가와 중국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로 인해 단기간 내 중국 중심의 희토류 시장 구도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캐나다 자본, 브라질 희토류 광산 개발 박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분쟁 속에서 브라질을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의 중요한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광산 기업인 아클라라리소시스(ARA)는 브라질 고이아스 지역에서 희토류 광산을 개발 중이다. 이 광산에서 채굴되는 희토류는 전량 독일 영구자석 생산 기업 VAC의 미국 현지 공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VAC의 영구자석 생산 공장은 미국 국방부로부터 9400만 달러(약 1307억 원)의 지원을 받아 설립되었다. 이는 VAC의 영구자석이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전기차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이기 때문이다. 이번 브라질 광산 개발을 통해 GM은 중국 외 안정적인 희토류 공급망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의미를 가진다.
세계 2위 희토류 매장량, 브라질의 잠재력
영구자석은 전기차 생산의 핵심 소재로, 그동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의 무역 압박에 대응하여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 들면서, 안정적인 대체 공급망 확보의 필요성이 절실해졌고, 브라질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지난 3월 발표한 '2025 광물상품요약(MCS)'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의 희토류 매장량은 약 2100만 톤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의 4400만 톤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이며, 미국의 매장량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많은 양이다. 기존에 세계 2위 매장량 국가로 알려졌던 베트남의 추정치가 2200만 톤에서 350만 톤으로 대폭 하향 조정되면서, 브라질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었다. 현재 글로벌 희토류 매장량 순위는 중국, 브라질, 인도(690만 톤), 호주(570만 톤), 러시아(380만 톤), 베트남 순이다.
브라질은 특히 전기차용 영구자석 생산에 필수적인 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등 중희토류의 매장량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브라질의 연간 희토류 생산량은 약 1000톤 수준이지만, 미국과 캐나다 등 서방 국가들의 투자가 본격화되면 2030년대부터는 연간 5000톤 이상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높은 생산 비용과 중국의 시장 지배력, 넘어야 할 산
그러나 브라질의 희토류 광산 개발이 본격화된다고 해도, 단기간에 중국의 독점적인 희토류 시장 지배력을 위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생산 단가이다. 환경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중국은 저렴한 비용으로 희토류를 채굴하고 정제하는 반면, 브라질은 중국보다 훨씬 엄격한 환경 규제를 준수해야 하므로 채굴 및 정제 비용이 3배 이상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USGS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은 39만 톤이며, 이 중 중국이 약 69%인 27만 톤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이 수입하는 희토류의 70% 역시 중국산이다. 더욱이 채굴된 희토류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정제되어 판매되고 있다. 중국은 희토류 정제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황산암모늄 용액을 사용하지만, 이는 주변 토양과 수자원 오염을 심각하게 유발하여 다른 국가에서는 환경 규제로 인해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WSJ는 "중국 외 지역에서 희토류 가공 기술을 완전히 숙달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기술 습득 과정 또한 매우 어렵다"고 지적하며, 브라질이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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