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 실리콘밸리뱅크 (SVB)의
자산 투매로 시작된 미국 금융주의 급락했습니다.
코로나 19 당시 밀려드는 예금으로
미국 국채등에 투자해 온 SVB는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자산가치가 하락하자
자산을 매각한 것입니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SVB는 21억 달러 규모의
채권 포트폴리오 매각으로 생긴 손실
18억 달러를 메우기 위해
전날 17억 5천만 달러 상당의
매도가능증권 처분했습니다.
그 결과 SVB파이낸셜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60% 이상 폭락했습니다.
SVB 최고경영자(CEO) 그레그 베커는
이날 전화회의(콘퍼런스콜)를 통해 고객들에게
예치금은 안전하다며 "진정해 달라"라고 당부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의 지주회사인 SVB파이낸셜이
거의 18억 달러의 손해를 보고서라도
AFS(만기 전 매도할 의도로 매수한 채권과 주식)를 팔겠다고 선언한 것이
은행주 투매 현상에 불을 당긴 것입니다.
문제는 다른 은행도 이 같은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입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미국 내 예금액은
2019~2021년 38%나 증가한 데 반해 대출은 7% 늘어났습니다.
갈 곳이 없어진 돈은 주식과 채권에 몰렸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으로 자산가치가 폭락하면서
시중은행 평가손실이 급증했습니다.
FDIC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 은행들의 AFS와 만기보유증권에서 발생한 평가손실 규모는
약 620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보다 77배가량 늘어났습니다.
만일 뱅크런 사태가 일어나면 SVB처럼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고 자산 매각에 나설
시중은행이 나올 수 도 있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대형 은행들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은행들에 예금주들이
돈을 찾기 위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악순환이 벌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미국의 은행업계는 보유 증권에서
총 6천억달러 이상의 미실현 손실을 낸 것으로 추산됩니다.
JP모건, 캐피털원, 트루이스트, 찰스슈왑 등의
유명 금융기업들도 AFS에서 각각 100억달러 이상의
미실현 손실을 기록 중이라는 보고서도 나왔습니다.
반면 금융권에서 유동성 위기가
확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신중론도 있습니다.
일부 부실 은행이 정리되더라도 2008년처럼
시스템의 위기로 전면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우선 IT와 바이오 스타트업에 집중한 SVB처럼
특정 분야에 지나치게 쏠린 은행은 많지 않고,
SVB처럼 초과 현금을 대부분
미 국채에만 투자해 보유한 은행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국채 보유 비중이 높은 다른 은행이 있다 하더라도
2008년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주택저당증권(MBS)
자체가 폭락했던 것과 달리
미 국채는 디폴트 위험이 거의 없어
만기 때까지 보유하면 손실을 보지 않습니다.
그리고 기관투자자 비중이 높은 SVB와 달리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개인 소비자 비중이 높아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에 휘말릴 확률이 낮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금리 변동에 덜 민감한 개인 고객들은 머니마켓펀드(MMF) 등
다른 상품의 수익률이 더 높아졌다고 해서
빠르게 은행 예금을 빼가지 않는다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많은 은행들이 즉각적인 위험에 빠지지는 않겠지만
여전히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뱅크런 같은 현상이 없더라도
은행들이 고객들을 붙잡아 두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실적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관건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다.
연준이 공격적으로 긴축에 나서면
SVB처럼 자금력이 약한 일부 은행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오는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라고 말하며
고용·물가 지표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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